일본 생활/게스트하우스 생활

[도쿄 게스트하우스 일기] 지진대국 일본에서 살아가는 방법 + 지진 알림 어플

도쿄 게스트하우스 알바생 2024. 3. 16. 09:35
728x90

 

다들 알고 계시고 별로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새삼스럽게 한 번 더 이야기 드리자면, 일본은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나라입니다. 그 중 '도쿄'는 특히 더 지진이 많이 발생하죠.

 

에도시대를 개막한 도쿠가와 이에야스 막부가 오기 전까지는 이 곳이 별 볼일 없던 시골마을이었다는 점도,

메이지 유신이 단행되기 전 일왕(천황)이 쭉 교토에 살았다는 점도..

교토는 지진이 별로 일어나지 않고, 도쿄는 지진이 많이 일어나는 지형대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유력합니다.

 

한국 사람들도 익히 알고 있는 1923년 관동대지진과 2011년 동일본대지진 모두 이 도쿄 쪽 지각판에서 발생한 것이고, 도쿄는 지구를 나누는 10개의 큰 지각판 중 4개가 몰려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유라시아, 북태평양, 필리핀, 북아메리카)

 

지진과는 별로 상관 없이 지냈던 우리나라도 포항 지진을 시작으로 최근 몇 년 동안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점점 올라오고 있죠.


 

 

비나 태풍이 오거나, 굉장히 춥거나 더운 등 이런 기상재앙은 실내로 대피하는 등 대피수단이 있지만, 세상 전체가 흔들리는 지진은 절대적인 방어 수단도 없습니다. 심지어 그 것이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도 모르는 것이 더욱 무섭게 만들죠. 지진은 겪어본 사람만이 그 기분을 알 수 있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 오고나서 지진을 꽤 자주 겪었습니다. 흔들림이 느껴지는 진도 3,4 이상은 수 십번 느낀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같이 일하는 일본 스텝 친구들은 "올 해는 별로 지진이 안 왔네" 라고 합니다.

 

"한 해에도 세상이 수 십번이나 흔들렸는데 이게 얼마 안 온 거라고?"

라고 물었더니 일본 친구 입장에서는 진도 5 이상의 큰 지진이 오지 않았고, 작은 지진은 알람이 안 오면 왔는지 안 왔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렇다고 하더군요.

 

그러고보니 저도 밖에 있을 때나 지하철 타고 있을 때 진도 4 규모의 지진이 왔어도 눈치채지 못 했던 기억이 몇 번 났습니다. 또한 도쿄에서의 지진은 잊을만 하면 한 번씩 발생하기 때문에, 진도 3,4 등 규모가 작은 지진에 놀란다면 일상이 불편해지기 않을까 싶습니다. 제 주위에 있는 도쿄, 수도권 출신 친구들은 이미 이 지진에 다 적응한 것이지요. 

 

지진 이야기를 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야기가 자연스레 나오게 되었는데, 우리나라 세월호 참사 때처럼 다들 지진이 일어난 그 날, 그 시간에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다 기억하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나는 그 날 밖에서 축구하고 있었는데.."

"나는 집에서 그냥 자고 있었는데.."

 

그러다 말 그대로 '세상을 흔들어놓은' 지진이 들이닥친 것이죠. 그렇지만 지진의 가장 무서운 점은 언제 어디서 오는지 알 수도 없고, 인재가 아닌 자연재해기 때문에 하늘을 탓 할 수 밖에.. 아니 땅을 탓 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심지어는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아랫동네에 살고 있던 제 친구의 경험담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마을에 쓰나미가 들이닥쳐서 집이 다 떠내려갔어"

담담하게 그런 말을 이어가는 친구에게 그 일은 이제 인생에 있어 첫 사랑의 실패같이 하나에 추억거리처럼 이야기 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이 재해 앞에 무슨 위로가 소용이 있을까요?

 

저의 일본 친구들은 지진 소식을 들으면 "아 기분나빠.." 라고 하는데 이제는 그 뜻이 무엇인지 대충 알 것 같습니다. 저 말 안에 어찌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체념의 마음이 담겨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일본에 빈번하게 일어나는 지진이 일본인 특유의 체념의 마음을 형성하는데 한 원인이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일어난 큰 지진은 1월 1일, 이시카와 현에서 일어난 진도 7 지진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설 처럼 일본은 1월 1일 신정을 쇠는데요, 그 날 일어난 일이 한 해의 운을 결정한다고 믿어 맛있는 음식도 먹고 오미쿠지(뽑기)도 하는 일본에 큰 지진이 온 것은 일본 국민들을 충분히 기분 나쁘게 혹은 무섭게 만드는데 충분했죠.

 

저도 그 날 게스트하우스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여느 때 처럼 작은 진동이 울리더니 곧장 알람이 왔습니다.

"이시카와 현 진도 7, 강한 흔들림에 주의하세요"

6-7규모의 지진은 일 년에도 몇 번씩 일본 전국 각지에서 일어나지만, 문제는 그것이 어느 지점에 발생할 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큰 지진이 없었던 단층이 아닌 곳 빼고..)

 

숙소에서 쉬고 있는 외국인 투숙객이 놀라 곧장 프론트로 내려와 저에게 묻습니다.

"지금 지진 난 거 아니야?"

"어떻게 해야 돼?"

 

그렇지만, 저라고 뭐 알 수 있을까요? 저도 일본에 와서 처음으로 지진을 겪어보았는데, 진도 3이었지만 화들짝 놀라 집 밖으로 뛰쳐나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저 혼자만 집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프론트에 있는 저에게 왔을테니 일단 차분하게 설명해줍니다.

"이번 지진은 도쿄 지역은 흔들림이 약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다. 다만, 추후에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올 수 있으니 지진 안전 수칙을 다시 한 번 확인하라"

실제로 이 재해가 누구의 잘못도 아니기에 해 줄 말이 이것밖에 없기도 합니다. 최선의 예방과 적절한 대피만이 살 길이죠.

 

 

일본의 곳곳을 여행하면서 놀랐던 점은 일상으로부터 지진에 대한 대비가 철저하다는 점입니다. 바닷가를 가면 '지진 발생시 쓰나미에 주의해주세요' 라는 팻말이 곳곳에 심어져있고, 오래된 고택 관광지에 가면 '지진 발생시 창문 깨짐에 주의하세요' 라는 안내문도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이 근처에 지진이 많이 일어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년, 200년 넘는 건물이 골조를 유지한 채 남아있는 모습을 보면, 그것도 역시 신기합니다.)

 

 

최근에 다시 도쿄와 수도권 근교에 지진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2-3월에는 사흘 연속 진도 4 규모의 지진이 수도권에 왔네요. 이것이 장래에 큰 지진으로 올지, 그냥 으레 발생하는 지진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냥 안전수칙을 잘 지키고 평소에 잘 대비해야지"

 

라는 일본 친구의 말을 생각하면 어느정도 마음의 답을 찾을 수는 있습니다.

 

지진대국 일본에서 살아가는 친구들이기에 무언가 특별한 방법이 있을 줄 알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결국 피할 수 없는 재해라면 어떻게 같이 공존해야 할 지를 받아들인 일본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언제 어디서 찾아올 지 모르는 재난에 대비해 어떻게 내 몸을 보호하고 있을지는 꼭 알아야 한다는 마음을 이 곳에서 배우고 있습니다.

 

지진 알림 홈페이지 및 어플 

일본 진도 5 이상의 지진이 인근 거주민에 재난 경보 알림이 전송됩니다. 진도 5 이상을 위험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그 이하의 지진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요

 

 

地震情報 - Yahoo!天気・災害

地図画像と文字で震源地、震度、マグニチュードを素早く詳しく確認できます。過去の地震も閲覧可能

typhoon.yahoo.co.jp

야후 지진 알림 홈페이지가 업데이트가 빠르게 되는 편입니다. 만약 홈페이지를 일일이 들어가기 어렵고 알람을 실시간으로 받아보고 싶으시다면

 

 

'NERV' 와 '地震NOW'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알람이 가장 빠르게 오는 것은 nerv입니다만, 그래봤자 5~10초 정도 차이이니, 취향껏 다운로드 받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상청에서 배포하고 있는 지진 발생시 행동요령 첨부와 함께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사용자 맞춤형 지진정보서비스 도움말

지진조기경보 서비스 지진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대피 가능한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상청은 보다 빠른 지진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진 조기경보 서비스를 실시하고

www.weather.go.kr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