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하우스 4

[도쿄 게스트하우스 일기] 혼자서 건물을 관리한다는 것

게스트하우스 프론트 데스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다른 직원과 같이 있는 시간은 교대를 위한 한 시간 정도이고,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서 일하게 된다. 그 말인 즉슨 내가 프론트에 있는 이상 건물 시설 긴급 관리에 대한 책임도 있다는 의미다. 평소에 손재주가 없는 나는 자유자재로 다룰 수 물건 혹은 시설물이 있는지 생각해보면 거의 없었다. 집이든, 회사든 물건을 고쳐본 적도 거의 없고, 그런 것은 전문가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불편을 겪더라도 괜히 잘못 건드렸을 때 아예 못 쓰게 되버릴까봐 그냥 내버려두는 타입이었다. 심지어 집 안의 화재경보기가 이상하게 깜빡거릴 때도 이유를 모른채 며칠을 그냥 두기도 했다. (결국엔 오작동으로 판명났지만) 그렇지만, 게스트하우스와 같은 건물에서 일을 할 때에는 시설에 문..

[도쿄 게스트하우스] 잃어버린 물건(분실물, 유실물)은 어떻게 처리할까?

살면서 지금까지 숙박업소 혹은 대중교통을 이요하며 물건을 두고 나오거나 잃어버린 경험, 한 번 쯤은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버스에서 에어팟이나 카드지갑 등을 잃어버린 기억이 있고, 호텔에서 투숙한 뒤 카메라 충전기를 두고 나온 경험이 있다. 퇴실할 때 그렇게 꼼꼼히 확인하는데도 두고 나오는 것이 억울하지만, 어디에서 잃어버렸는지 확실히 알았기에, 호텔 측에 연락해 착불 택배로 받은 기억이 있다. 카메라 전용 충전기는 가격이 제법 나가는 전자기기라 직원에게 부탁해서 받았기에, 그 수고를 하였을 직원분께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제 내가 숙박업소에서 일하게 되니 분실물, 유실물은 숙박업소의 남모를 고된 업무 중 하나다. 처리 절차가 의외로 번거롭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찰청에 접수된 유실물의 처리..

[도쿄 게스트하우스 일기] 고독한 타코야끼 쉐프

한국에 있을 때 타코야끼는 고급 디저트 중 하나였다. 학창시절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트럭에서 타코야끼를 팔던 그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6개 3천원' 계산이 빠른 내 머릿속엔 한 알에 500원이라는 공식이 자리잡은 이후로 오랜시간동안 타코야끼는 고급 디저트라는 생각이 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요즘엔 그마저도 6알에 4천원정도로 가격이 올라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일본에 오면 타코야끼가 더 저렴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꼭 그렇지도 않았다. 가격은 한국과 비슷했다. 다만, 더 달콤짭짜름한 맛과 함께 흐물흐물한 반죽이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어 좋았다. 어느 날은 돈키호테에서 타코야끼 기계를 매우 싸게 (1,280엔)에 팔고 있는 것을 보았고 "그래도 일본에 왔는데..

[도쿄 게스트하우스 일기] 낫토와 김치

낫토와 김치는 둘 다 내가 무척 좋아하는 음식이다. 누가 선정했는지는 알 수 없기에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세계 5대 슈퍼푸드가 렌틸콩, 올리브오일, 요거트, 낫토, 김치라는데 이러한 영양가가 풍부한 음식들 중 두 가지를 매일 먹을 정도로 좋아한다는 것도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큰 행운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낫토를 즐겨 먹었는데, 일본 낫토를 많이 먹어보고 난 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발효가 완벽하게 되지는 않은 것을 느낄 수 있다. 역시 김치는 한국이 맛있고 낫토는 일본이 맛있다. 심지어 사람들의 취향에 맞추어 종류도 굉장히 많다. 달걀을 넣었을 때 맛있는 낫토, 겨자를 많이 넣어 매운 맛을 강조한 낫토, 순한 맛 낫또, 매실장아찌맛 낫토 등.. 많은 사람은 낫토의 고약한 맛에 적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