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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한 번은 꼭 가보길 권하는 일본 온천 성지 '쿠사츠 온천' (1)

도쿄 게스트하우스 알바생 2024. 3. 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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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왔는데 여기 안 가면 손해!"

"일본 여행 갔는데 이걸 안 먹어 본다고?"

 

라는 멘트의 여행 포스트가 난무하는 요즘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문구들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자신의 페이스에 맞추어 최선의 만족을 찾으면 되는 여행에서 '저 행동을 하지 않으면 뒤쳐지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강력추천, 안 가면 손해.. 등의 문구는 화자가 확신에 차 있을 때만 하는 문구이며, 이는 화자의 신뢰를 담보로 해야 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를 한 이유는 이번 글에 담을 내용이 내가 내 신뢰를 담보로 '강력 추천'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바로 일본 온천의 성지 '쿠사츠'이다.

 

 

일본의 3대 온천 중 하나인 쿠사츠의 자부심


쿠사츠는 일본의 3대 온천 중 한 곳으로 자연적으로 땅에서 솟아오르는 온천수의 용출량으로는 일본의 벳푸 온천과 쌍벽을 이루는 곳 중 한 곳이다. 석유나 천연가스 등도 매장량이 얼마나 있느냐가 중요하듯이 온천도 용출량이 중요하다. 

 

온천수가 얼마 올라오지 않는다면 그 온천수에 물을 섞게 되거나, 온천수를 재사용할 수 밖에 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쿠사츠 온천은 솟아오르는 온천수가 많아 물을 재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흘려보내는 원천 흘림(겐센 카케나가시 - 源泉掛け流し)와 함께 좋은 성분으로도 유명하다.

 

참고로 일본의 3대 온천은 '군마현 쿠사츠 온천', '효고현 아리마 온천', '기후현 게로 온천'이라고 한다. 이 중 두 군데에 가보았는데, 아직까지는 쿠사츠 온천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후지산 밑에 하코네 온천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지가 된 긴잔 온천은 아쉽게도 온천수의 성능과 용출량 면에서 볼 때 일본의 3대 온천에 포함되지 않는 것도 조금 놀라운 사실이다. 

 

 

쿠사츠에 도착하자마자 볼 수 있는 장엄한 온천수 관리장인 '유바타케'를 볼 수 있다. 약간 계란 썩은 냄새가 나지만, 그것이 유황이라는 좋은 성분이라고 하니 조금은 참을 수 있다. 확실히 온천의 성지에 온 듯한 느낌을 내주기도 한다. 

 

 

쿠사츠 자체가 넓은 지역은 아니다. 동네를 산책하자고 하여도 30분이면 다 둘러볼 수 있을만한 작은 곳이지만, 이 곳이 어떻게 일본 온천의 성지 중 한 곳이 되었을까? 

 

본래 이 곳은 '군마현'이라는 도쿄에서 약 3시간 거리에 위치한 지방자치단체인데, 이 곳 자체가 험준한 산악지대에 화산이 많은 곳이라고 한다. 이 안에서 일어나는 활발한 마그마의 활동 덕분에 분당 약 30,000리터 이상, 하루에 대형 드럼통 23만 개 분에 달하는 천연 온천수가 솟아난다고 한다.

 * 출처 : tokyo live

 

또한 산성이 강하여 살균력과 함께 피부염증, 당뇨병, 고혈압에까지 효능이 있다고 하여 수 백년 전부터 온천 명소로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역사가 흐르는 유적지에 가면 꼭 옛날에 이 곳에 있었던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하곤 하는데, 수 백년 전에 이 곳에 도달한 사람들이 땅 속에서 흘러나오는 온천수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곰곰히 생각하게 된다. 

 

생전 처음으로 기린을 본 사람이 느꼈을 충격과 비슷한 충격을 받지 않았을까? 

 

 

얼마나 용출량이 많은지 동네 곳곳에 공공 온천(족욕탕, 욕탕)이 있다. 이런 좋은 성분의 온천을 도쿄에서 즐기려면 1시간에 1,2천엔은 줘야할 것 같은데 이 모든 것들을 쿠사츠에 갔다는 이유로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재미있는 즐길거리 중 하나다. 

 

 

 

나는 혼자 여행을 갔기에 마을에서 10여 분 거리에 떨어져있는 코타츠가 딸려있는 작은 숙소를 예약했다. 건물이 낡아 에어컨도 없고 등유 스토브 난로가 있는 곳이었는데, 오히려 50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한 듯한 느낌을 받아 더 기억에 남았다. 짐만 내려놓고 다시 마을 구경을 위해 밖으로 나왔다. 

 

 

외국인 관광객으로부터도 인기를 얻고 있는 쿠사츠


최근 일본 방송에 의하면 원래 일본 현지인에게 유명했던 쿠사츠가 외국인 관광객으로부터도 사랑을 받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그러고 보니 중국인, 한국인들도 꽤 보이고 서양에서 온 관광객들도 적지 않게 보였다.

 

기본적으로 이 곳에 오려면 '투어 상품'이 아닌 이상, 직접 기차를 예약하고 거기서 버스를 건너 타고 와야하는 오지인데, 여행에서 금같은 시간을 투자하면서 올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나는 어느 여행지를 가더라도 '그 장소만이 줄 수 있는 경험과 분위기'를 중시하는 편인데, 그런 면에서 쿠사츠는 전 세계에서 몇 보기 힘든 발전된 온천관광지의 모습을 제대로 하고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 활화산의 약 7% 정도가 일본에 집중되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신생대 지형만이 가질 수 있는 볼거리가 가장 가까운 거리의 나라에 있다고 하니 이것 역시 한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장점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쿠사츠의 볼거리 1. 유모미 오도리(湯もみ踊り)


 

쿠사츠에서는 유모미 오도리라는 이 곳의 전통을 공연 형식으로 볼 수 있다.

이 곳에서 솟아오르는 온천수의 온도는 도저히 사람이 들어갈 수 없을 만큼 뜨거운데, 옛날에는 지금처럼 온천수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시설이 없었기에 사람들이(특히 여성들이) 온천수를 큰 나무막대기로 휘휘 저으면서 물의 온도를 식혔다고 한다. 

 

 

2층으로 된 큰 공연장에 관객이 들어서고 나면 공연이 시작된다. 온천욕을 하던 사람 앞에서 행해지던 공연을 한 뒤 본격적인 유모미 오도리(온천물 휘젓기 춤)이 시작된다.

 

"옛날에는 저런 식으로 온천 물을 식혔다는거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 글에서는 쿠사츠의 나머지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소개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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