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생활/아사쿠사 맛집

도쿄 아사쿠사 몬자야끼 맛집, 150년 역사의 '젠야'(ぜんや)

도쿄 게스트하우스 알바생 2023. 4. 2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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もんじゃ焼き

아사쿠사 몬자야끼 맛집

150년 역사의 몬자야끼 전문점 젠야!

 

150년 동안 한 지역에서 가게를 이어나가는 것이 가능할까요?

우리나라에도 서울을 비롯해 지방 도시에 가도 100년이 넘은 가게를 간혹 볼 수 있지만, 꼭 찾아가야 하는 곳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일본에는 거리를 지나다 보면 심심치 않게 100년, 아니 수 백년 된 가게가 군데군데 있습니다.

도쿄의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몬자야끼'를 전문적으로 하는 '젠야' 역시 그 중 한 곳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꽤나 생소한 음식이지만 도대체 어떤 맛일지 궁금하셨다면 혹은 궁금하시다면

이 글을 천천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시 모르고 있었던 몬자야끼의 매력에 빠지실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사쿠사 몬자야끼 맛집 '젠야' 위치 정보

 

 

 

위치는 浅草一丁目21−9 입니다. 아사쿠사역에서 걸어서 5~10분 정도의 거리에 있습니다.

 

신 나카미세도오리에 위치해있고, 영업시간은 매일 아침 10 45분에서 저녁 11시까지입니다.

예약도 받고 있습니다. 


몬자야끼란?

몬자야끼는 도쿄의 대표적인 서민음식입니다. 신기하게 도쿄 근처인 사이타마나 치바 현을 가도 파는 곳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도쿄에도 무척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수준입니다.

 

아사쿠사나 긴자, 니혼바시 쪽으로 가면 몬자야끼 전문점 거리가 있을 정도이기도 하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오코노미야끼'는 바싹 구운 것, '몬자야끼'는 수분이 많이 함유된 전분을 사용해 덜 구워진 상태에서 먹는 '전'과 같습니다.

 

몬자야끼의 유래는 에도시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어린아이들이 철판과자점에 있던 철판에 밀가루를 문자 모양으로 부어 만들어먹으며 문자를 배웠다는 데에서 처음에는 '문자야끼'(문자구이)였다고 합니다.

 

그것이 발음이 변화되어 지금의 '몬자야끼'가 된 것입니다.

 

쌀밥 먹던 어른들의 입장에서 보면 아이들 간식거리에 지나지 않았지만, 메이지 유신을 거쳐 전쟁의 시기를 지나며 먹을 것이 부족해지자 어른들이 이 몬자야끼를 밥으로 먹기 시작합니다. 

 

몬자야끼는 밀가루에 물을 섞어 걸쭉한 전분형태로 만들기에 양도 많이 만들 수 있었죠.

 

그렇게 전쟁의 시기 일본인들의 밥 역할을 해왔던 몬자야끼가 이제는 도쿄 사람들의 인기있는 술안주로 자리매김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빠른 이해를 위해 음식 사진을 먼저 보여드립니다. 위의 사진은 만들어지는 과정이 아니라 완성된 모습입니다.

 

처음 본 사람들은 비주얼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혹시 다른 것을 생각하셨더라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저 음식을 처음 본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법 한 비주얼이니까요!

 

일본 서쪽에 사는 사람들은 일부러 놀리기도 한다지만, 그래도 토핑을 섞어 먹으면 고소하고 괜찮은 맛입니다.

 

 

영어 메뉴판이 있다고 하나 따로 찍지 못했습니다. 여기의 대표메뉴는 명란 몬자야끼입니다.

 

기본 몬자야끼 (모토몬쟈)하고 해산물 몬자야끼도 있습니다.

 

젠야 대표 메뉴

기본 몬자야끼 : 素もんじゃ 모토몬쟈 (1인분 680엔)

해산물 몬자야끼 海鮮もんじゃ 카이센몬쟈 (1인분 1,780엔)

명란젓 깻잎 몬자야끼 : 明太子しそもんじゃ 멘타이코시소몬쟈 (1인분 1,480엔)

명란젓 떡(모찌) 몬자야끼 : 明太子もちもんじゃ 멘타이코모찌몬쟈 (1인분 1,480엔)

 

개인적으로 명란젓을 드시는 분이 아니라면 명란젓 몬자야끼를 추천합니다. 곳의 대표메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처럼 명란 맛이 강렬하게 짠 맛이 아니라 입에서 은은히 퍼지는 향이기에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자신있게 '명물'이라고 크게 쓰여진 명란젓 몬자야끼. 오른쪽은 기본 오코노미야끼와 몬자야끼도 판다는 내용이나, 굳이 몬자야끼 전문점에 와서 오코노미야끼를 먹어야하나? 싶긴 합니다. 

 

 

이 곳은 일본식 년도 계산법으로 하자면 메이지 4년 (1872년)에 개업한 가게입니다. 일본이 메이지 유신을 단행한 후 서양문화을 마구 받아들이기 시작했던 때 개업하여 지금까지 영업을 하고 있으니 일본의 근현대사와 함께한 가게라고 보아도 됩니다.

 

그렇다고 가게의 내부까지 150년 된 것은 아니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여러번의 리모델링을 거쳤지만, 아사쿠사에서 쭉 영업을 이어나갔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역사를 지녀서인지, 지나갈 때마다 늘 대기 행렬이 엄청난 곳입니다.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싫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 그냥 지나쳤던 곳이지만 이 날은 평일에 비도 와서 그런지 대기하는 팀이 5팀 밖에 없던 날이기도 했습니다.

 

이 날은 메뉴도 다른거로 정했으나 마침 대기인원이 별로 없길래 메뉴를 즉흥적으로 바꿔서 들어간 것입니다.

 

 

 

개업 150주년 기념(!!)으로 기간한정 메뉴를 선보이고도 있습니다. 다만, 저는 꼭 명란몬자야끼를 먹겠다는 마음으로 들어왔기에 바로 몬자야끼를 주문했습니다. 늘 사람으로 가득 차있고 바쁜 매장이라 직원분들도 분주할텐데도 처음 방문했다고 하니,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해주는데, 직원들이 굉장히 분주하게 움직이는 바쁜 가게에서 인사를 제대로 받으니 낯설면서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몬자야끼집이 그러합니다만, 이 곳도 메인 메뉴(몬자야끼나 오코노미야끼)를 하나 시키고 1인당 음료를 한 잔씩 시켜야 합니다. (* 입장하기 전에 직원분이 미리 안내는 해주시는데, 일어를 못하시면 영어로 안내해줍니다.)

 

 

 

세팅되어있는 철판과 먼저 시킨 음료를 서빙해줍니다. 서는 레몬사워를 시켰습니다. 여기는 특이하게

단 레몬 사워와 달지 않은 레몬사워를 구분해서 주문할 수 있습니다. 취향에 맞게 선택하시면 됩니다.

 

* 생맥주 : 나마비-루 (生ビール)

* 레몬사워 (단 맛) : 아마이 레몬사와(甘いレモンサワー)

* 레몬사워 ( ) : 아마쿠나이 레몬사와(甘くないレモンサワー)

 

 

드디어 등장한 몬자야끼 2인분! 다른 메뉴를 시켰으면 섞이지 않아야 하기에 번에 메뉴만 구워야하지만, 어차피 똑같은 메뉴 시켰기에, 번에 구울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비주얼은 참 괜찮은데.. 

 

몬자야끼에는 달걀, 밀가루, 해산물(명란)이 들어가있습니다. 관련하여 알러지가 있으신 분은 꼭 직원에게 말씀해주셔야 합니다.

 

게다가 오코노미야끼처럼 바싹 구운 것도 아니기에, 알러지가 있으신 분은  신경써야 하실 것 같습니다. 

 

 

직원이 구울 줄 아냐고 묻지만, 제대로 구울줄은 모르기에 직원의 도움을 받습니다.

 

기름을 바퀴 두른 야채를 잘게잘게 잘라주고 구워줍니다.

 

 

도쿄의 서민 음식 몬자야끼 맛보기!

드디어 몬자야끼가 완성되었습니다.

 

직원은 "치즈가 익으면 드시면 됩니다" 라는 말과 함께 자리를 떴습니다.

 

치즈는 2-3분이면 금방 익기 때문에, 바로 시식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토핑 없이 그냥 먹으면 고소하면서도 전분 맛이 강하게 납니다만,

파슬리나 시치미, 간장, 소금 등을 기호에 맞게 뿌려드실 수 있습니다.

 

맛 표현을 어떻게 해야할지 참 모르겠는데,

우리나라 전 덜 익은 맛이라고 하기엔 고소한 맛이 나서 다른 맛 같고..

 

굳이 표현하자면 고소한 밀가루전분 맛이라고 하겠으나, 우리나라에선 맛보기 어려운 맛이니,

 

그냥 개인적으로 와서 드셔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컹물컹한 식감때문인지, 짜거나 맵지 않아서 그런지 호불호가 있는 편이지만 음식에 특별히 불호가 없으신 분은 괜찮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몬자야끼가 대중적인 음식이 되지 못한 이유

 

오사카에는 오코노미야끼가 있고 도쿄에는 몬자야끼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머릿속에는 오코노미야끼만 있죠. 아마 몬자야끼를 듣지 못한 분들이 더 많으실겁니다. 도쿄에 몇 번 놀러 오신 분들도 몬자야끼의 존재를 모르시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한국에서도 서울에 몇 군데 파는 곳은 있으나 오코노미야끼 전문점에서 팔기도 합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몬자야끼가 먼저 생겼고 오꼬노미야끼가 몬자야끼의 영향을 받아 생긴 음식인데, 인기는 오꼬노미야끼가 다 가져가니 몬자야끼 입장에서는 억울할 만도 합니다. 다만, 이는 산업화와 포장문화에 따라 둘의 운명이 엇갈렸다고 봐도 됩니다.

 

오코노미야끼는 바싹 굽기 때문에 포장하기도 쉽고 재료만 있으면 만들기도 쉽습니다만, 몬자야끼는 일단 구우려면 수분을 듬뿍 머금은 전분이 있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오꼬노미야끼보다 만들기 어렵죠. 게다가 철판까지 있어야 하고 적당히 구워지는 타이밍을 잘 봐야하기에 조리법까지 난이도가 높습니다. 포장도 어렵고요. 그 점이 대중적인 음식이 되는데 오코노미야끼에 밀리게 되었습니다.

 

 

 

도쿄 아사쿠사 몬자야끼 맛집 젠야 총평

물컹물컹한 전분과 토핑의 씩는 식감에 명란까지 더해진 고소한 맛.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맛 보기 정말 어려운 맛!

 

비주얼은 빵점이지만 일본, 그 중에서도 도쿄의 서민음식을 대표하는 몬자야끼인 만큼

 

"도쿄에 있는 음식을 먹고싶다"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몬자야끼 한 번 도전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젠야' 일본 사람들에게도 엄청난 인기라 대기를 해야 하지만, 명란 몬자야끼를 파는 집이 여기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른 곳에 가시더라도 '멘타이코 몬쟈야끼' 기억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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