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워홀생활/QLD

[호주여행] 번다버그에서 만난 아름다운 노을

도쿄 게스트하우스 알바생 2018. 2. 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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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락햄튼 미술관을 나와 오후 1시에 다음 목적지인 번다버그로 출발했다.


 

번다버그는 락햄튼에서 280km 떨어진 곳으로, 우리가 어제 달렸던 코스에 비하면 200km정도 짧은 거리이고

락햄튼에서 번다버그에 가는 역시 우리가 지금까지 왔던 처럼 차가 별로 없었다.


 

우리는 번다버그에서 나랑 같이 여행을 다니는 종석이형이 호주에 오기 전부터 알고있었던 세진이형을 만나기로했다

형도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 있는 중이었는데, 번다버그에서 남쪽으로 내려가야했는데

우리와 여행코스가 같아 여행코스가 겹치는 곳까지는 같이 다니기로 했다.

 



형은 이미 번다버그에 있었기 때문에, 내가 직접 숙소를 예약하지 않아도 형이 알아서 

시내에 가성비가 좋은 숙소를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우리가 텐트를 갖고있다는걸 알고, 캠핑장으로 가자고했다.



에얼리비치에서 텐트를 힘들게 기억이 조금 꺼려지긴 했지만 

텐트를 샀고 일반 실내숙소보다 캠핑장이 싸기도 하니 그렇게 가기로했는데,

형이 GPS 찍어준 캠핑장을 보니, 시내와 멀리 떨어져있었다.




차로 30분정도를 들어가야되는 곳인데, 시내에도 캠핑장이 있는데

굳이 곳을 가자고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게다가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까 곳에 대한 평점, 후기, 사진 등등은 아무것도 있지 않았다.

정보가 너무 없어서 혹시 폐업한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정도였다.

 


다행이도 전화번호가 있어 전화해봤더니, 직원분이 받으셨다

.

 

오늘 3명이서 1박을 하려고하는데, 오후 5 조금 넘어서 도착할 같아요


죄송한데, 저희는 오후 5시에 리셉션이 문을 닫습니다.”


그러면 숙박할 없는건가요?”


차라리 내심 차라리 숙박이 안된다고 말해주길 바랬다.

나는 한국에 있을 어느 곳을 놀러가든, 어느 곳에서 자든 항상 인터넷으로 리뷰와 사진을 보고갔으니

호주에서라고 다를까? 사진이나 리뷰가 없으면 혹시 돈을 내고서라도 불편하게 지내지 않을까 불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원의 답변은 달랐다


만약 오후 5 넘어서 오신다면 리셉션 옆에있는 박스에 13 키를 놓을 테니, 키로 화장실과 샤워실, 주방을 이용하시고, 요금은 다음날 아침 리셉션에서 결제하세요

 

오잉?? 숙박비를 선불로 지급하지 않아도 하룻밤 있다고? 내일 우리가 숙박비를 안내고 도망치면 어쩌려고??

 

내가 늦을거라는 말을 들은 직원은 전혀 당황하는 기색 없이 나에게 이렇게 말을 해주었다.

아마 리셉션이 일찍 닫다보니, 리셉션이 닫힌시간 이후에 오는 투숙객이 많았나보다.

 

번다버그 시내를 벗어나 바닷가쪽으로 차를 몰고갈수록 지금까지 

내가 어떤 여행지를 느꼈던 기대감보다는 불안감이 앞섰다.

 

캠핑장에 우리만 있는거 아니야?”

우리나라에서 어떤 숙박시설을 전화번호만 나와있고, 사진이나 리뷰가 없다면

정확한 정보가 있는쪽으로 가는 것이 우리 의식의 흐름 아닌가?

 


일단, 늦어도 텐트를 치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으니, 가야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정보도 없는 캠핑장을 가기위해 시내에서 30분을 들어가는 것은 우리의 다음날 일정을 생각해봐도 모험이었다



같은 가격에 시내에 있는 캠핑장을 놔두고 굳이 차를 타고가는 수고를 했는데도 

생각했던것보다 별로면, 정말 헛수고한 느낌이 같았다.


 

그렇다고 숙소를 알아봐준 세진이형의 정성을 보아서라도 가지 않을 없어 가게되었다.


 

그렇게 차를 몰고 도착하니, 4 45분이었다. 리셉션이 문을 닫기 15분전에 도착했다.

세진이형은 시내에서 차량점검을 마치고 온다고해서

1시간정도 늦는다고해서 내가 먼저 체크인을 하려고 캠핑장을 들어갔는데,

어라? 캠핑장에는 텐트를 치거나, 캠핑카를 끌고 사람들이 있었다.




족히 눈에 들어오는 사람들만 20명정도 되어보였다.

보통 2인이나 4인단위로 다니니까 5~10팀정도가 숙박한다고 봐도 되나..??

 


도대체 사람들은 어떻게 곳을 알고 왔을까?

호주의 캠핑장은 번호만 있어도 아무런 의심없이 오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사람이 너무 없어서 으스스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리셉션 표지판을 보고 컨테이너 박스로 되어있는 리셉션의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갈색 곱슬머리의 안경을 쓰신 중년의 아주머니가 책상을 정리하고계셨다. 아마도 퇴근준비를 하고계셨나보다.

 


안녕하세요, 2시간전에 전화드린 사람입니다. 5 이후에 같다고 했는데 지금 왔어요


, 안녕하세요. 퇴근 바로 전에 오셨네요. 3명이 1박을 하니까 42달러입니다.”


그렇게 50달러짜리 지폐를 꺼내는데 갑자기 말을 걸어오신다


그리고 이건 여기 오는 모든 손님들에게 물어보는건데요, 곳을 어떻게 알고 오셨나요?”

 

마치 내가 마음속으로 하고싶었던말을 하란듯이 먼저 나에게 곳에 알게된 경로를 물어보았다.

인터넷에 검색해서 알게되었어요, 그런데 검색하니까 전화번호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곳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인터넷을 통해 온건가요?”

 

아니요, 그렇진 않아요. 투어리스트 센터에 저희 팜플렛을 놓기도 하고요, 지역신문에 광고를 내기도 하죠. 인터넷을 통해서 광고를 하진 않아요. 보통 낚시를 하러 오는 분들이 오시거든요

 

말을 듣자마자, 리셉션 뒤에 다양한 길이와 다양한 종류의 낚싯대가 눈에 들어왔다.

 

.. 곳이 현지인들에게 낚시로 유명한 곳인가보구나…”

 

그때서야 조금씩 이해가 되었다.

번다버그 지역주민들이야 아니겠지만, 보통 캠핑하면서 낚시를 즐기는 호주의 중년남성들이나 가족여행객들은 

인터넷을 통한 정보검색을 하고나서 오기보단 지역에 도착한

투어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아 숙박정보와 액티비티 정보를 얻기 때문이다.

 

의도치 않게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낚시하시는 분들이 자주오는 캠핑장을 오게되었다.

 

“5 이후에 오실 알고, 키는 밖의 박스에 넣어놓았는데, 제가 갖다드릴게요

그렇게 키를 받고 나오니 노을이 지고 있었다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낚싯대를 들고 명씩 캠핑장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렇게 십명의 사람들이 짐을 정리하고, 요리를 준비하러 가는 모습이 

내가 생각했었던 으스스한 느낌의 캠핑장은 아니었다.


 

일단 우리는 어두워지기 전에 텐트를 쳐야했기에, 텐트를 치고나서 캠핑장 옆에 있는 해변을 가보았다.


 

텐트를 치는 도중에 하늘을 올려보니 노을색이 붉게 물들어 넓은 바닷가에서도 보고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변가로 나갔는데, 바람이 너무 세차게 불었다. 카메라로 노을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목에 걸고 나갔는데

카메라가 바람에 흔들리고 몸을 제대로 가누기 힘들정도로 세찬 바람이었다.



정도의 바람세기는 중학교 몇십년만에 강한 태풍이 휴교령이 내려 집안에 있다가

바람 세기가 궁금해 밖에 나갔을 날아오는 나뭇가지에 얼굴을맞을뻔한 일이 있었는데,

정도의 바람세기와 비슷했다.



공교롭게도 바람이 불어오는 쪽이 노을이 지는쪽이라 억지로라도 바람을 맞서면서 

노을을 보려고 얼굴을 들었는데 노을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감탄사가 입에서 나왔다.

 

…”



 



날아오는 모래알이 얼굴에 묻었지만, 썰물로 물이 빠져나간 멀리까지 펼쳐진 모래사장과 

뒤를 밝히는 저녁노을을 보고선 감탄사가 나오지 않을 없었다.

 

넓은 모래사장 앞에 있는 노을을 나만 느끼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아 저기 노을 보세요, 정말 그림같지 않아요?” 라고 말하고싶었지만,

주위에는 지나가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오기전에는 곳에 사람들이 있을까..?? 곳에 바다 말고 볼거리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고나서 나를 감싸준 노을은, 기억에 남는 노을중 가장 웅장한 노을이었다.



 

세찬 바람을 맞으며 잠시 서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서있기도 힘들고, 카메라 렌즈에도 모래알이 달라붙었지만, 


지금의 이 광경은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눈안으로 모래알이 들어가는지도 모르고 연신 셔터를 눌렀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사진을 확인하고 나니 정신을 차렸다.

 

마치 다른세계에 떠있다가 돌아온 느낌이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이런 노을을 보네..”

왠지 애국가 나올 많이 같은데?? 애국가라도 불러볼까??”


 

그렇게 잡다한 생각을 하다가 다시 캠핑장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다른세계에 떠있다가 현실로 돌아온 느낌, 얼마전에 느낀 같은데?



맞아. 화이트해븐비치에서!


 

로드트립하면서 벌써 두번동안 다른세계에 갔다 왔다.



이런 풍경을 보는 나는 너무나 운이 좋다.



오기 전에 했던 걱정들은 내 앞에 날아다니는 나뭇잎처럼 이미 멀리 날아간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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