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제주 애월 무인카페 '산책'

도쿄 게스트하우스 알바생 2017. 7. 1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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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는 몇군데의 무인카페가 있다.

 

 

그 중 한곳인 애월에있는 무인카페 산책에 갔다왔다.

(해수욕을 하고 가고싶은 사람은 곽지과물해변에 갔다 가면 좋을 듯 싶다)

 

 

사실 나로써는 살면서 무인카페라는 곳 자체를 처음으로 가보았다.

 

 

무인가게는 들어봤어도..

 

 

 

근데, 지도상으로 검색해볼때 잘 뜨는 것을 보니 유명하긴 한 듯..

 

 

이날은 비가 많이 오고 바람도 많이 부는 날이어서 무인카페 안에 사람은 없었다.

 

 

카페 안은 굉장히 조용하고, 사람은 없지만,

메모장과 방금 왔다간 사람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젖은 싱크대가

 

 

사람의 향기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나는 올레길을 따라서 온건 아니고, 차를 타고 왔는데

 여기가 올레길 코스에 걸친 가게인가보다.

 

 

올레 16길 코스의 무사완주(?)를 바라는 화이팅 메세지도 있다.

 

 

카페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카페이용방법이 나와있다.

 

 

하긴 카페 이용방법이 있어야 이용할 수 있을정도로 무인카페라는것에 대한 개념이 없으니..

 

 

한 번 읽어보고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의 생각이 나오겠지만, 나에겐 100번 맞는 말.

 

 

"정직은 먼 시간을 돌아 결국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

 

 

맞는 말이다. 물론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 없지만,

 나에겐 저 말이 내 인생의 과학이다.

 

 

안좋은 일이 생겨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만들고

 

 

공짜로 커피를 마실 수도 있지만, 정직은 먼 시간을 돌아 나에게로 돌아온다.

 

 

 

 

카페 전경이다. 두번째 테이블에 있는 지갑은 내 지갑.

 

 

아무래도 무인카페에 온 의의를 두고 카페 벽 이곳저곳에 포스트잇이 붙어있다.

 

 

그런데, 신기한건 카페 주인분이 주기적으로 답을 달아주신다.

 

 

연애고민을 붙여놓은사람 밑에다 포스트잇으로 힘내라는 메세지.

 

취업고민을 붙인 사람 밑에는 잘 될 것이다. 화이팅 하라는 메세지.

 

 

물론 주인분을 직접 뵌 적은 없지만, 그 말 한마디에 보는 내가 힘이 났다.

 

 

하긴, 면대면으로 그런 얘기하기 굉장히 오글거리지 않나??

 

 

이렇게 손님과 주인의 애틋한(?)컨택이 오갈 수 있다는게 무인카페의 장점인 듯 싶다.

 

 

 

 

테이크아웃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비치해둔 일회용컵.

 

 

카페의 공지사항이나 홍보글을 읽어보니 사장님 하루에 한번이나 그 이상 내려오시는 듯 싶다.

 

 

테이크아웃잔도 넉넉하게 있고, 가게의 청소상태도 아주 양호하다.

 

 

 

 

사실 무인카페라는게..

 

 

가게를 관리하는 사람이 그 자리에 없을 뿐이지

 

 

총괄 관리자가 있다는 것, 그리고 음료와 장소를 판다는 것은 다른 카페와 당연히 똑같다.

(똑같을수밖에없구나)

 

 

그런데, 그 관리자가 자리에 없으니, 카페의 모습이 이렇게 바뀐다.

 

 

본인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게 되고 남들과 감정을 공유할 수 있게되는

 

 

단순한 카페를 넘어서 감정공유의 장이 되는 듯 하다

 

 

---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는 살아오면서 수많은 감정을 가지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수많은 상황을 부딪혀가면서 수많은 감정을 마주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것이 꼭 그렇게 나만의 특별한 케이스는 아니다.

 

 

그런데, 왜 나는 무슨 상황을 마주치면 고민하게 될까??

 

 

왜 나는 항상 크게 신경쓰면서 내 자신을 옥죄는 걸까??

 

 

지나온 날을 생각해보면 이것도 결국 지나갈 일인데 말이다.

 

 

사실 이런 고민, 이런 진지한 생각은 누군가랑 말을 하며

 털어놓고나면 자연스레 사라지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그걸 못해서

 

정말로 그걸 못해서

 

 

누군가랑 자기 감정을 공유하질 못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날들이 조금 더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 무인카페 산책은 그런 감정의 짐을 덜어준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곳은 카페 그 이상이다.

 

 

 

이렇게나 비가 많이오고, 파도도 거세게 치는 날이었다.

 

 

이런날 창밖을 바라보면서 앉아있고 다른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고있자니

 

 

내 마음속의 짐도 많이 던 느낌이다.

 

 

 

 

총평을 하자면

 

무인카페는 표면적으로는 음료수와 쿠키를 팔고 장소를 대여해주는 카페이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카페와는 달리 그곳에 온 사람들의 스토리를 알 수 있고

 

감정을 공유하며, 이해를 통해 내 마음속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감정 공유의 장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제주도에 가면 꼭 가야되나요??" 라고 물으신다면

 

"평소에 마음속에,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했던 감정의 짐이 있다면 한 번 가보세요"

라고 말하고싶다.

 

꼭 애월 무인카페가 아니더라도 제주도에 몇 군데의 무인카페가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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