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2

[일본 일기] 아플 때 생각나는 것들

일본에 처음 왔을 때 심하게 아팠던 적이 있다. 아마 환절기에 옷을 제대로 껴입지 못해 감기에 걸린 것 같은데, 그 날 아침까지는 멀쩡하길래 어학교에 가려고 했지만, 집을 나서는 순간, "정말 1시간 동안 지하철을 탈 수 있을까?" 싶은 마음으로 가다, 지하철 역 앞에서 "잘못하면 쓰러지지 않을까?" 라는 느낌이 든 순간, 직감적으로 병원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병원을 가서 열을 재고 간호사가 한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열이 높은데, 여기까지는 어떻게 오셨어요?" 열이 39도가 넘어갔던 것이다. 성격이 둔한 나는 이것이 장점이 될 때도 있고 단점이 될 때도 있는데, 나의 모습을 예민하게 파악하지 못한다. 나를 걱정해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었더라면 열도 재주고, 요구르트도 사와주었을 것..

[도쿄 일기] 외국생활에서 가장 귀찮은 일, 머리 자르러 미용실 가기

해외에서 거주할 때 한국이 그리워지는 순간을 꼽으라고 하면 행정 서비스를 받을 때를 떠올리곤 하지만, 나는 미용실을 가야할 때 가끔 한국이 그리워진다. 외국에 살 때 의외로 귀찮은 일 중 하나가 바로 미용실에 가는 일이다. 현지 미용실에 가서 대충 자르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외국인으로서 현지 미용실에 부담 없이 가기에 몇 가지 걸림돌이 있는데.. 첫 번째는 머리의 세세한 부위를 외국어로 이야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앞머리는 눈썹에 살짝 걸치게 해주세요, 옆머리는 6mm로 잘라주시구요, 기장은 지금 보다 조금만 짧아도 괜찮은데, 숯을 좀 치고 싶어요, 구레나룻은 여기까지 남겨주세요." 라는 말을 어떻게 일본어로 할 수 있을까? 한국어로 이야기해도 이해하기에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