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처음 왔을 때 심하게 아팠던 적이 있다. 아마 환절기에 옷을 제대로 껴입지 못해 감기에 걸린 것 같은데, 그 날 아침까지는 멀쩡하길래 어학교에 가려고 했지만, 집을 나서는 순간, "정말 1시간 동안 지하철을 탈 수 있을까?" 싶은 마음으로 가다, 지하철 역 앞에서 "잘못하면 쓰러지지 않을까?" 라는 느낌이 든 순간, 직감적으로 병원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병원을 가서 열을 재고 간호사가 한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열이 높은데, 여기까지는 어떻게 오셨어요?" 열이 39도가 넘어갔던 것이다. 성격이 둔한 나는 이것이 장점이 될 때도 있고 단점이 될 때도 있는데, 나의 모습을 예민하게 파악하지 못한다. 나를 걱정해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었더라면 열도 재주고, 요구르트도 사와주었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