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서 차를 타고 900여km를 넘게 달려 어느새 도착한 멜버른.
뉴사우스 웨일즈에서 빅토리아주로 넘어오면서 크게 달라진건 없지만서도,
표지판 하나하나에서 세심하게 다른 부분이, 확실히 다른 주에 오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설렜던 것은 타즈매니아를 제외한 호주 메인대륙의 최남단에 왔다는 것 자체로도
M31 고속도로는 시드니에서 멜버른을 잇는 고속도로입니다.
호주 내에 가장 큰 두 도시를 잇는 도로이기 때문에 차선도 넓고 정비도 아주 잘 되어있죠.
시내 근처는 편도 5차선, 6차선까지 있고,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부분은 편도 2차선정도로 되어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부분은 멜버른에 도착하기 약 30-40KM 정도 남았을 때의 구간이에요.
멜버른 시티에 도착하면 더 자세하게 표지판에 설명이 되어있습니다.
호주에서 운전을 해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특히나 우리같은 초행길 외국인에게 표지판만으로 길을 찾으라는건 힘들죠.
그래도 주변에서 쌩쌩 달리는 차들을 보니, 내가 대도시에 오긴 왔구나.. 하는 실감이 확실하게 듭니다.
멜버른은 호주속의 유럽이라고도 하죠.
그런데 사실 유럽은 다 북반구 중위도 위에 있는데, 멜버른은 남반구에 위치해있습니다.
비슷한 위도에 위치한 도시들중에서는 규모도 가장 큰 규모이기도 하고요.
비슷한 위도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이나,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도 있지만
인지도나 관광요소 측면에서는 멜버른이 훨씬 볼 것도 많습니다.
또한 위의 두 도시들보다도 아래쪽에 위치해있기도 하고요.
평생을 북반구에서만 살다가 남반구로 여행온것도 신기한데,
그 중에서도 대륙의 가장 남쪽에 왔다는것 자체가 멜버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겨울철에는 근교에서 오로라를 아주 잘~하면 볼 수 있다고도 하죠.
물론 멜버른보다 밑에 있는 타즈매니아에 가면 더 잘보인다고 합니다.
멜버른은 인구 약 400만명의 도시인데요, 중심지구(CBD)를 중심으로 주택가가 사방으로 퍼져있는 구조입니다.
중심업무지구에는 관광명소, 관광버스도 돌아다니고 있는데요,
누구는 멜버른을 구경하려면 이틀이면 충분하다고 하지만, 수 십, 수 백년에 걸쳐서 형성된 그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어떻게 이틀안에 다 볼 수 있을까요?
인기관광명소만 둘러본다면 이틀만에도 다 볼 수야 있겠지만, 멜버른이란 도시는 그렇게 볼 도시는 아닙니다.
그 곳 사람들의 마음, 도시의 문화,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생각은 오랫동안 있어야 느낄 수 있죠.
제가 멜버른에 여행갔을 때는 1월 초순(한여름)이었는데요, 이 때 동성결혼 합법화가 통과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약 3일정도.. 지났던걸로 기억합니다.
멜버른 사람들이 자축의 의미로 저런 문구를 쓴게 참 부러웠습니다.
영어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표현법이죠.
간단한 단어 혹은 단순한 문장으로 많은 의미를 담아내는 표현 말이죠.
L0VE WINS 라거나 LOVE IS GENDERBLIND 같은 표현은
보면서 많은 의미를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흔히 유럽의 인기있는 여행지인 파리, 부다페스트, 런던 등등을 가면 가장 먼저보는게 그 곳의 랜드마크입니다.
가만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행을 할 때 그 곳의 웅장하거나 높은 건축물을 봐야 여행을 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아요.
무언가 눈에 확실히 각인이 되거나 압도되는 것을 보았을 때 새로운 경험을 한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하지만 멜버른에는 아쉽지만 우리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할 압도적인 크게의 대형 건축물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 곳 사람들의 여유로운 마인드는 생각할거리를 많이 만들게되는데요,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곳은 페더레이션 스퀘어(Federation square) 입니다.
멜버른의 중심지, 혹은 랜드마크라고도 볼 수 있겠는데요, 특별하게 압도적인 건축물이나 조형물은 없지만
이 곳에 앉아서 수다를 떠는 사람들, 앉아서 쉬었다 가는 사람들, 혹은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바람을 쐬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의 여유로움이 이 도시 멜버른이 가진 특징이며, 멜버른을 여행할 때만 보이는 것들입니다.
페더레이션 스퀘어 맞은편에는 성당도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이 성당은 약 1800년대 후반에 지어졌다는 것으로 기억해요.
어차피 빅토리아주 중에서도 Geelong 다음으로 개척된 도시이기도 했죠. 지룽이 1800년대 중반부터 개척이 되었으니, 얼추 1800년대 후반에 지어진 건물이 맞을거라 생각합니다.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른 성당건물에 비해서 지어진 년도가 늦은 편이죠.
예술이나 건축에 대해서 조예가 깊지 않은 사람들은 이 건물을 보면서 특별한 감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단지 백 몇십년간 유지된 교회. 정도로 인식할까요?
물론 저도 그렇습니다.
저는 종교도 없고, 예술에 큰 관심도 없고, 건축을 전공하지도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멜버른을 여행하다보면 저런 양식의 건물을 아주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저런 건물들이 멜버른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같이 스며들어서 문화재가 아니라 일반 건축물의 역할을 한다는것이
멜버른에서만 볼 수 잇는 특징입니다.
또 멜버른에서 놓칠 수 없는 것은 트램이 있죠.
전철도 있지만, 중심업무지구나 시내를 돌아다닐 때에는 트램만큼 편한것도 없습니다.
전철이 다니기에는 너무 사람이 많거나 비좁은 공간도 트램은 아주 잘도 달리죠.
가끔 트램 근처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일부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 걱정하는 것을 제외하면
트램과 도시의 조화 역시 멜버른을 여행할 때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라 하겠습니다.
사진은 빅토리아 도서관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멜버른에는 이런 양식의 건물이 많습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1800년대 후반에 지은 건물이나, 십 몇년전에 지은 건물이나 모습이 헷갈릴법도 하죠.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양식의 건물 사이에서 일상을 즐기는 멜버른 시민들의 모습.
그 여유로운 모습이 멜버른을 여행하면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이라 하겠습니다.
특별히 랜드마크라고 할 만큼 높은 건물도 없어서 크게 와닿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고딕양식의 건물들과 그 사이를 지나다니는 트램들 사이에서
여유롭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
그게 멜버른을 여행하면서 느낄 수 잇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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