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거주할 때 한국이 그리워지는 순간을 꼽으라고 하면 행정 서비스를 받을 때를 떠올리곤 하지만, 나는 미용실을 가야할 때 가끔 한국이 그리워진다. 외국에 살 때 의외로 귀찮은 일 중 하나가 바로 미용실에 가는 일이다. 현지 미용실에 가서 대충 자르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외국인으로서 현지 미용실에 부담 없이 가기에 몇 가지 걸림돌이 있는데.. 첫 번째는 머리의 세세한 부위를 외국어로 이야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앞머리는 눈썹에 살짝 걸치게 해주세요, 옆머리는 6mm로 잘라주시구요, 기장은 지금 보다 조금만 짧아도 괜찮은데, 숯을 좀 치고 싶어요, 구레나룻은 여기까지 남겨주세요." 라는 말을 어떻게 일본어로 할 수 있을까? 한국어로 이야기해도 이해하기에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