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생활/사진

1월, 눈 내리는 날의 도쿄, 아사쿠사를 사진으로 담다

도쿄 게스트하우스 알바생 2024. 2. 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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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5일.. 

 

도쿄에 폭설경보를 바탕으로 눈이 굉장히 많이 내렸습니다.

 

같이 일하는 일본 친구 이야기로는

 

"도쿄에 이 정도의 눈이 온 건 몇 십년만 아니야?"

라고 말 할 정도였죠. 

 

도쿄는 눈이 오면 도시 전체가 비상상황에 돌입합니다.

 

이 날은 아침부터 경찰들이 지하철 역과 주요 도로를 비롯한 중심지역에 배치되어 질서를 통제하는 모습 등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눈이 10cm가 넘게 쌓여도 버스며 기차며 일단은 가고 보는데, 일본은 눈이 1cm가 와도 일단은 멈추고 보는 것 같습니다.

 

 

 

일본의 눈은 서울의 눈과는 조금 다릅니다. 제 생각으로는 부산의 눈과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온도가 영하로 잘 떨어지지 않기 때문인지 겉보기에는 눈 알갱이가 굵지만,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 

 

 

아사쿠사에서 에도 시대의 느낌을 표현한 '덴보인도오리'에도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이 상점가는 보통 6-7시에 문을 닫아 이 이후에 켜지는 조명이 훌륭한 사진 스팟이 되곤 하는데, 눈이 내리니 더 색다른 느낌을 받게 하네요.

 

 

 

이런 풍경의 사진은 얼핏 삿포로의 길거리처럼 보이게 합니다. 아사쿠사는 전통적 느낌을 살리기 위해 각자의 개성을 살린 상점가가 약 30개가 넘는데, 거리마다 눈이 내리는 모습이 색다르게 보여집니다. 그만큼 도쿄에 이런 함박눈은 드물기 때문이죠.

 

 

아사쿠사의 노상 포창마차가 몰려있는 '홋피 도오리'에도 눈이 쏟아졌습니다.

 

꽤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아놓은 모습입니다. 이 곳 외에도 평소보다 일찍 문을 닫은 가게가 꽤 있었는데요, 도쿄가 폭설을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지 그 느낌을 알 것 같았습니다.

 

기상청에서는 '귀가 명령'에 준하는 수준으로 귀가를 장려했습니다. 사진 속 가족들도 아마 호텔로 돌아가는 길이었지 않을까 싶네요.

 

 

1월, 2월 즈음 일본으로 놀러오시는 분들로부터 이 맘때 날씨가 어떻냐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대충 부산과 비슷하다고 이야기하지만, 부산에 가보거나 살지 않으신 분들께는

 

"최저기온은 영하로 잘 떨어지지 않지만, 바다에 인접한 도시라 바람이 불면 매섭게 추우니, 목도리나 장갑 등을 챙겨오는게 좋다"고 이야기합니다.

 

가이드를 즐기러 와주시는 분들도 '만만하게 보았는데 생각보다 춥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서울의 추위에 비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 곳의 위도가 부산과 제주도 사이 즈음에 위치하고 있고, 바다에 바로 인접해있다는 것을 가정하면, 만만하게 볼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음식 중 유명한 '낫토'가 있습니다. 김치와 더불어 인류의 건강을 책임지는 '슈퍼 푸드'중 하나로 선정이 되기도 했죠. 

 

이 '낫토'가 사실은 도쿄를 비롯한 관동지방 음식인 것 알고 계셨나요?

 

척박한 날씨 환경으로 먹을 것이 관서지방(오사카쪽)에 비해 부족한 것과 함께, 저온으로 발효를 시키기에 관동지방의 추운 날씨가 최적이었기에 그랬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관서지방 사람들은 

"먹을 것도 많은데, 왜 굳이 낫토를..?" 이라는 생각까지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하는데, 이제는 건강식품으로 인정받았기에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 되었지요.

 

이렇게 매서운 날씨를 걷다보면 수 백년 전 이 곳 어딘가에서 낫토를 열심히 저장하고 있었을 누군가의 모습이 어렴풋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영엄한 관세음보살의 불상이 모셔져있는 센소지 본당, 이 곳에도 흩내리는 눈의 모습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분주히 조작하고 있는 열정적인 사람들과 그 사이를 뛰어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는 관광객의 모습이 제법 인상깊었습니다.

 

 

나카미세도리 뒤편으로 홀로 걷고 있는 사람.

 

일본은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지 않아 눈이 쌓이기보다는 바로 녹게 됩니다. 때문에 한 밤중이 되어도 질척질척해져 다니기 불편해지게 됩니다. 신발과 바지가 젖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센소지로 들어가는 입구라고도 할 수 있는 '카미나리몬'입니다. 본래 이름은 풍뢰신문(후라이진몬)이라고 하여 바람과 번개의 신의 문이라고 합니다. 카미나리몬은 이 곳에 바람과 번개를 내려달라는 의미로 지어졌는데, 그 이유가 재미있습니다.

 

옛날에 목재건물이 많아 화재에 취약한 이 곳의 특성상 비는 필수였습니다. 그 중 바람과 번개는 비가 올 때 대체로 수반되어 오기에 바람과 번개가 비를 불러오는 존재로 여겨지기 시작했고, 그 존재를 빌게 된 것이죠.

 

서양에서는 번개가 치면 제우스의 신이 노하였다고 하였는데, 반대로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꽤 재미있었습니다.

 

잠깐이지만 도쿄, 아사쿠사의 눈이 내리는 광경을 카메라에 담아보았습니다. 아마 제 남은 일본 체류기간에 도쿄에서 이런 눈을 또 볼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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